16세기, 피렌체.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피렌체에서 공직자 생활을 15년간 했다. 메디치 가문이 권력을 잡은 뒤, 그는 공직에서 쫓겨났다. 15년 동안 실업자였다. 끼니걱정을 했다. 먹을 것을 구하러 산으로 새를 잡으러 다녔다. 아내의 잔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그는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다.
어린 시절부터 전쟁은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 다녔다. 강대국은 쉬지 않고 쳐들어 왔다. 10대 때, 프랑스. 중년엔 나폴리. 말년엔 스페인.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비극이었다.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다시 공직에 재기하기위해 썼다. 쉽게 말하면 수준 높은 자기소개서다. 하지만 그 당시 메디치가 핵심권력이었던 로렌초 데 메디치는 ‘군주론’을 읽어보지도 않았다.
오랜 세월 정치는 윤리를 실현 하는 것이었다. 플라톤은 철학자가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철인정치를 설파했다. 중세시대 토마스 아퀴나스는 정치에 기독교사상까지 주입시켰다. 동양에서도 덕을 강조했다. 공자와 맹자는 도덕적인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주장했다. 그 당시 군주의 미덕은 덕치였다.
하지만 마키아벨리는 “정치 행위가 윤리적 가치나 종교적 규율로부터 결별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쳤다.
*지옥으로 가는 길을 가장 잘 알고 있어야 천국으로 이끌 수 있다.
*유능한 측근들을 두어라
*군주의 3가지 덕목은 역량, 행운, 시대적 요구 이다.
*신중하기 보다는 과감한 편이 낫다
*좋은 일을 하면 사람들의 질투심도 자연히 사라지겠지 바라서는 안 된다.
*힘없는 선은 악보다 못하다.
*이상적인 군주는 착하고 어진 군주가 아니라 때로는 냉혹하고, 필요하다면 군주 스스로 약속을 어기기도 해야 한다
*“나는 야수 중에도 여우와 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자만으로는 덫으로부터 몸을 지킬 수 없고, 여우만으로는 이리로부터 몸을 지킬 수 없으나, 여우임으로써 덫을 피할 수 있고, 사자임으로써 이리를 쫓아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우적인 성질은 교묘히 사용되어야 한다. 아주 교묘히 속에 감추어놓은 채 시치미를 뚝 떼고 의뭉스럽게 행사할 필요가 있다.”
*어중간한 조치는 피해야 한다.
*자유의 정신을 이용해서 분할 통치 하라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서 혁신하라
*사악함으로는 진정한 영광을 얻을 수 없다
*처벌 행위는 단번에, 상은 여러 번 나누어서
*윤리적공상과 엄연한 현실을 구분하라
*현명한 잔인함이 진정한 자비이다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 보다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미움을 피하라
*자기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목적, 그 나쁜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 할 수 없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거짓말을 할 수도 있다.
*자기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마라. 그리고 나쁜 일은 가급적이면 부하를 시켜라. 그리고
자신은 뒤에 숨어라.
*정치는 진실보다 이미지다
*적의 재산과 가족은 절대로 건들지 마라
그는 이탈리아의 발전을 위해서 강한권력을 가진 군주에 의한 통일국가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 도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순수하게 정치의 기술적 합리성에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나중에 한쪽으로 치우쳐 목적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는 개념으로 받아 들여졌다.
하지만 그가 마키아벨리를 쓰기 전 내놓았던 로마사 논고를 보면 그의 인간적인 면을 볼 수 있다. 그 책에서 그는 군주론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군주제를 반대했고, 공화정을 지지하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고전을 사랑했다. 당대 영웅들을 만나기 전, 영웅들이 쓴 책을 읽고 분석했다. 프랑스 출장을 갔을 때는 카이사르가 쓴 <갈리아 원정기>를 꼼꼼히 읽었다. 그는 메디치 정권이 권력을 잡았을 때, 고문을 당했다. 팔을 뒤로 묶어 천장에 높이 메달아 힘이 빠지면 바닥에 떨어뜨리는 고문이었다. 그는 고문을 당할 때 마다, “조국에 대한 나의 충성은 나의 가난이 증명하고 남음이 있다.” 는 소크라테스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인간에 대한 사랑도 노래했다. 그 당시 그는 <만드라 골라>라는 희곡 작가로도 활동했다. 그 희극에는 웃음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우리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그 희곡이 던진 핵심 메시지였다.
이쯤 되면 이런 생각이 든다. 그는 나쁜 사람이야, 착한사람이야.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독자의 몫이다. 정답은 없다. 마키아벨리를 읽은 사람들 마다 서로 다른 느낌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그는 그의 조국과 국민을 온 힘을 다해 사랑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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