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청도, 어디까지 가봤니?

 

칭다오&양꼬치광고로 유명해진 중국 청도. 청도는 인천에서 비행기로 1시간 20분 거리에 있고, 짧은 일정으로 알찬 여행을 할 수 있어서 많은 한국 여행자들이 찾는 도시다. 그래서인지 서점이나 온라인에서 아주 쉽게 청도여행 서적과 청도여행 팁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알려진 여행 후기나 자료들은 나만의 특별한 여행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들에게는 유행이 지나버린 옷처럼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으리라. 여행지에서 유명관광지와 맛집을 찾아다니느라 시간에 쫓기고, 여기저기서 인증사진을 남기느라 현지 문화를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뚜벅이를 위한 청도여행일지.

 

청도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 푸샨

나는 청도를 조금 더 알차게 구경하고 싶어서,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로 나누어서 여행계획을 짰다. 먼저 신시가지부터 여행하기로 했다. 보통 청도의 신시가지 여행하면 5·4광장, 마이켈 백화점부터 시작 하는데, 나는 범위를 조금 넓혀 청도대학교 옆 푸샨에서부터 신시가지 여행을 시작하기로 했다.



푸샨의 높이는 해발 400m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푸샨정상에서 청도 시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입구에서 봤을 때 산이 바위로 덮여 있어서 고생 좀 하겠구나 생각했는데, 몇 년 전 계단공사를 해서 등산하기가 생각보다 쉬웠다. 또 중간에 약수터가 있어서 목을 축일 수도 있다.

오르기 전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기 위해 스톱워치를 누르고 출발했다. 정상에 도착해서 보니 26분이었다. 정상에 올라보니 청도 시내 전체가 한눈에 들어 왔다.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 너무 좋았다.

 3년 사이에 더 많이 늘어난 고층빌딩과 아파트들을 보고 중국이 정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정상을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며 청도 시내를 골고루 조망하고 그다음 코스인 청도대학교로 향했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도서관으로 변하는 교내식당


나는 여행지에 대학교가 있으면 꼭 방문 한다. 현지 대학생들과 그들의 학교생활, 미래에 대한 계획 등을 함께 이야기하면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푸샨에서 바로 내려오니 청도대 운동장이 보였다. 나는 청도대 들르기 전 간단히 노점상에서 기름에 튀긴 중국식빵 요우탸오와 콩과 물을 넣어 그 자리에서 갈아주는 또우쟝으로 요기를 하고 청도대로 들어갔다

청도대는 서쪽 캠퍼스와 동쪽 캠퍼스로 나뉘어져 있고 면적이 매우 컸다. 나는 청도대 대학생들은 어떻게 수업을 듣는지 궁금해서 직접 건물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건물은 최근에 지은 것처럼 깨끗했고 대부분 최신식 건물이었다.

복도에는 학생들이 간이의자를 깔고 앉아 외국어 문장을 소리 내서 암기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더 놀랐던 것은 왁자지껄했던 교내식당이 점심시간이 끝나자 조용한 도서관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모든 학생이 식당에서 호박씨를 까먹으면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공부 했다. 학기 초인데도 학생들의 학구열에 마치 시험 기간인 듯 착각이 들었다.

나는 혼자 앉아있는 중국 학생에게 먼저 말을 걸어, 시험 기간도 아닌데 학생들이 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지 물었다. 그 친구 말로는 요즘 중국도 경기가 어려워 졸업 후 취업을 하려면 1학년 때부터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중국 대부분 대학교는 학생 수 보다 공부할 공간이 부족해서, 학교 식당, 복도, 빈 강의실, 운동장 등을 이용해서 공부 한다고 했다. 어려운 환경에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중국 대학생들을 보며 많은 도전을 받았다.

중국 친구와 작별 인사를 하고 학교를 나오는데 학교 게시판이 보였다. 게시판에는 직접 손으로 쓴 광고물들이 많이 보였다. 속으로 지금 한국에는 손 글씨가 유행인데 중국도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어 혼자 피식 웃으면서 학교를 빠져나왔다.

 

중국 직원들은 영업 시작 전 함께 춤을 춘다?

청도대에서 나와 5·4광장 까지 걸으면서 신시가지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기로 했다. 청도대부터 5·4광장 까지 5km 거리로 걸어서 1시간 10분 정도 걸린다.

청도대 정문에서 5·4광장 방향으로 걸으니 백화점, 고층 빌딩 등 현대식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파트 창문에는 빨래들이 빨래 대에 걸려 휘날리는 모습도 보였다. 어떤 빨래들은 바람에 날려 나뭇가지에 걸려있기도 했다. 빨래 건조 문제를 작은 아이디어로 해결한 중국인들의 재치에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길 따라 쭉 걸어가니 중국 직원들이 유니폼을 입고 매장 앞에서 단체 율동을 하고 있었다. 이전에 중국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건강을 위해 공원이나 광장에서 광장무를 추시는 것을 본 적은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이 단체로 나와 춤을 추는 모습은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옆에 중국인에게 물어보니 영업 시작 전에 직원들의 단결심, 협동심, 서비스 정신을 키우기 위해서 라고 했다. 구경하는 사람은 신기한 볼거리에 즐겁기도 하지만 나중에 중국친구에게 물어보니 직접 춤을 추는 사람은 창피하고 고역이라고 했다. 하긴 한두 번도 아니고 매일 아침 사람들 보는 앞에서 춤을 춘다고 생각하니 유쾌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3·1운동에 영향을 준 중국의 5·4운동

천천히 청도의 신시가지 풍경을 구경하며 1시간 조금 넘게 걸으니 어느덧 마지막 목적지인 5·4광장에 도착했다. 눈앞으로 5·4광장의 랜드마크인 5월의 불꽃이 보이는 것을 보고, 5·4광장에 도착했음을 알 수 있었다.

5·4광장은 191954일 중국 전역에서 일어난 항일운동, 반제국주의, 반봉건주의 혁명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5·4운동은 당시 한국의 3·1운동에도 영향을 준 혁명운동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게 다가왔다.

긴 강변을 따라 걸으니 넓은 광장 곳곳에 연 날리는 사람, 아쟁 켜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 춤추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 낚시하는 사람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느 한 사람 주변을 의식하지 않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웠고, 자신의 하는 일에 몰입해있었다. 5월의 불꽃 조형물 아래서 보니 마치 모두가 자유로운 불꽃같이 보였다.

그동안 한국에서 부모님 눈치, 주변 사람 눈치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면서,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은 생각을 못 해봤다는 생각이 들어 한국에 들어가면 나 자신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집중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5·4광장을 쭉 둘러보니 청도의 해는 어느덧 푸샨 너머로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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